'패스트 라이브즈' 감독, '기생충' 덕 봤다? "韓 정서 편안히 받아들여" [인터뷰+]

입력 2024-02-06 10:43   수정 2024-02-06 10:45


"'기생충'은 위대한 영화입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한국어가 많이 들어있어 미국이나 다른 나라에선 서브타이틀(subtitle)이 나와요. '기생충'이 서브타이틀을 보는 영화에 대해 대중적인 길을 열었다고 생각해요. K팝, K드라마 등도 마찬가지이고요. 한국적인 요소에 대해 사람들이 편안하게 받아들이게 됐어요."

데뷔작 '패스트 라이브즈'로 오스카 작품상, 각본상 후보에 오른 한국계 미국인 셀린 송 감독이 봉준호 영화 '기생충' 덕을 봤다며 이같이 말했다.

6일 진행된 온라인 인터뷰에서 셀린 송 감독은 제96회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부문에 노미네이트 된 것에 대해 "믿기 어려운 영광"이라며 소감을 밝혔다.

송 감독은 "영화가 선댄스에서 첫선을 보였는데 1년 후까지 관심을 가져주시고 아카데미에 노미네이트 되어 너무 영광"이라며 "제일 놀라운 건 데뷔작이 이렇게 됐다는 점이라 더욱 감사하다"고 말했다.

'패스트 라이브즈'는 서울에서 어린 시절을 보낸 첫사랑 ‘나영’과 ‘해성’이 24년만에 뉴욕에서 다시 만나 끊어질 듯 이어져온 그들의 인연을 돌아보는 이틀간의 운명적인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아름다운 영상미와 감각적인 연출, 인간의 내면을 깊이 있게 담아낸 각본으로 전 세계 언론과 평단, 관객들의 찬사를 받았다.

"저는 12살까지 한국에서 자랐고, 미국에서 살고 있고, 캐나다로 이민 간 적 있어요. 제 안의 많은 부분에 대해 생각할 수 있었던 영화입니다. 자전적인 이야기를 하다 보니 한국 배경과 한국어로 영화를 만들게 됐습니다. 이번 영화를 통해 '인연'이라는 단어를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도 알게 된 것이 기뻐요."

송 감독은 이 영화를 통해 '인연'이라는 한국적인 정서를 많은 사람에게 알리고 싶었다고 했다.

"우리 모두 두고 온 삶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중우주를 넘나드는 판타지 영웅 같은 게 아니어도 평범한 인생도 여러 시공간을 지나고 특별한 인연, 신기한 순간이 있다는 걸 말하고 싶었어요. 저는 어디든 인연이 있다고 생각해요. 특별한 인연, 지나치는 인연, 특별하지만 지나치는 인연이요."

영화에 담긴 ’인연’이라는 개념은 동일한 장소 동일한 시간에 존재함으로써 느끼는 기적적인 연결과 사랑의 감정을 의미한다는 것이 감독의 설명이다.

그는 다른 문화권에서도 '인연'이라는 개념을 쉽게 받아들일 수 있게 하기 위해 한국계 미국인인 주인공이 '인연'을 모르는 미국 남성에게 설명을 해주는 신을 넣었다고 했다.

송 감독은 "사람들이 '인연'이란 발음도 제대로 못 하지만 새로운 단어를 배우는 즐거움을 느끼는 것 같다. '인연'이란 단어를 매일 쓰고, 생각하게 됐다는 이야기를 들을 때 기뻤다"고 말했다.

오는 3월 6일 국내 개봉하는 것에 대해 "제가 태어나고 12살까지 살았던 한국에서 영화가 나온다는 게 기쁘다"고 덧붙였다.

한석규·최민식 주연의 '넘버 3'(1997)를 연출한 송능한 감독은 송 감독의 아버지다. 아버지의 반응에 대해 "너무 자랑스러워하고 좋아하셨다"며 "재미있는 이야기를 해드리고 싶은데 심플하게 좋고 행복해했다"고 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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